초등학생 지유가 억울하게 죽었습니다
지유가 왜 죽었는지 우리는 밝혀야 합니다.
지유의 억울한 죽음은 지유 부모님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닙니다.
제2, 제3의 지유가 나오지 않도록 많은 관심부탁드립니다.
너무도 허망하고 억울한 죽음이었습니다. "엄마,아빠, 학교에 다녀오겠습니다" 지난 5월16일 충남 천안의 와촌 초등학교 2학년에 다니는 서지유양(9살)은 평소처럼 학교에 등교했습니다. 2교시가 끝나고 중간놀이시간이 되자 지유는 친구들, 선생님과 함께 운동장에서 비석치기를 하면서 재미있게 놀았습니다. 지유는 친구들 차례가 되자 운동장에 있던 구름사다리에 매달리며 자기 차례가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러다 사다리를 잡았던 손을 놓으면서 그만 땅에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깜짝 놀란 강 아무개 교사가 지유에게 달려가 “지유야, 괜찮니”라고 물으니 “팔이 좀 아프다”고 했지만 외상은 없었습니다. 3교시가 시작되자 지유는 수업에 들어갔는데, 그제서야 팔의 통증을 호소했습니다. 강 교사는 학교에서 승용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쌍용동 ㅂ정형외과로 데려갔습니다. 아동골절 전문 병원으로 알려진 곳입니다. 강 교사의 연락을 받은 지유 부모님도 병원으로 달려왔습니다.
팔 골절로 천안 ㅂ병원에 입원 후 수술
그날로 지유는 ㅂ정형외과에 입원했고, 3일 후인 19일(월요일)에 수술 일정을 잡았습니다. 수술 날짜를 기다리는 동안 지유는 환자복을 입고, 팔 보호대를 하며 동화책을 읽는 등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이었습니다. 지유 아버지는 이런 딸을 휴대전화로 촬영했고, 입원 하루 뒤인 17일에는 자신의 SNS에 “큰 딸래미 팔 부러져서 입원. 수술까지 해야 한단다. 푸닥거리라도 해야 하나?”라며 사진과 함께 올렸습니다.
병원에 입원한 후 지유에게는 이상한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수술하기 전부터 수술 당일 아침까지 2~3차례 코피를 흘렸고, 몸에서는 열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링거를 꽂은 오픈 팔에 심한 통증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지유 부모는 불길한 생각이 들어 담당 의사에게 수차례 수술에 이상이 없는지 물었더니 의사는 이를 무시하고 수술을 진행했습니다.
19일 오전 9시50분쯤 수술을 시작해 1시간30분만인 11시20분쯤에 마쳤습니다. 몸에는 전신마취를 했습니다. 수술을 마친 후 집도의는 회진을 돌며 지유 부모에게 “수술은 잘 마쳤다”고 말했고, 지유 부모는 딸이 마취에서 깨어나기를 기다렸습니다.
전신마취 후 수술...깨어나지 않는 지유
그런데 이상했습니다. 지유가 마취에서 깨어나지를 않는 것입니다. 보통 전신마취는 성인도 1시간이면 깨어나게 됩니다. 그런데 지유의 한번 감긴 눈은 뜰 줄을 몰랐습니다. 회복실로 옮겨야 할 시간이 한참 지났는데, 지유는 그대로였습니다. 몸에는 아무런 미동도 없었습니다.
수술을 끝낸 지 2시간30분 정도가 지난 오후 2시쯤 지유 부모는 담당의사에게 “아직까지 왜 깨어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의사는 “아이가 체중이 덜 나가서 천천히 깨는 것이다. 기다리면 된다”며 병원에서는 괜찮다는 같은 말만 되풀이했습니다. 지유 부모가 “대학병원으로 옮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마취담당의는 “아이가 체력이 약해서 좀 늦어지는 거다. 괜찮다”며 부모를 안심시켰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지유의 상태는 심각해져 갔습니다. 맥박과 혈압이 점점 떨어져 갔고, 이럴수록 지유 부모는 불안하고 조급해 졌습니다. 병원에서는 아까운 시간을 이렇게 허비했습니다. 오후 5시30분쯤 의사들이 급박하게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의사들이 수술실로 몰려 들어갔고 전기충격기로 심폐소생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허망하게 끝난 9살 지유의 짧은 인생
지유 부모는 수술실에서 벌어진 광경에 질겁하고 놀랐습니다. 심폐소생술을 해도 지유가 깨어나지 않자 그제서야 병원은 인근 순천향대학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지유의 팔골절 수술이 끝난 지 7시간이 지난 뒤였습니다. 결국 지유는 이날 오후 8시48분쯤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9살의 짧은 인생이 허무하게 꺼져버린 것입니다.
정말 허망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팔골절 수술을 받다가 애지중지하던 딸의 목숨을 잃고나니 부모에게는 마른하늘에 날 벼락 같은 일입니다. 지유 부모는 의료사고를 주장하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부검을 요청했습니다. 지유 부모와과 유족들은 아이가 왜 죽었는지 곰곰이 따져봤습니다. 그리고 입원해서 수술까지 3일 동안 지유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조사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5월23일 발인을 마친 지유는 천진난만한 모습은 사라지고, 한줌의 재가 됐습니다. 지유 가족들은 병원에 가서 진료기록 등을 확보한 후 검토에 들어갔습니다. 이 과정에서 충격적인 사실들을 발견하고 가슴을 쳤습니다. 지유가 사망한 ㅂ정형외과는 소아병원을 표방하는 병원인데도 ‘소아용 진통제’가 구비돼 있지 않았습니다.
서서히 드러난 ㅂ병원의 충격적인 실상
법정 간호사 숫자도 5명 이상이 되어야 하지만, 정식 간호사는 단 한명도 없었습니다. 의사 6명을 제외한 15명 모두 간호조무사였던 것입니다. 심지어 지유에게 마취약을 투여한 것은 의사나 간호사가 아니라 무자격자인 ‘간호조무사(수술실장)’였다는 데 놀라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의료법상 간호조무사는 의료인이 아니므로 진료보조업무외에는 담당할 수 없습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지유에게 사용된 마취제는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이었다는 것입니다.
ㄷ정형외과는 지유를 살릴 수 있었는데도 때를 놓쳤습니다. 수술 전 지유가 고열과 코피를 쏟는 등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 수술을 강행했고, 사고 당일 부모는 지유가 깨어나지 않자 대학병원으로의 이송을 요구했으나 병원 측은 지유의 몸이 약해서 그렇다고 안심을 시키며 무려 5시간 이상 방치했습니다.
병원 기록도 개판이었습니다. 수술 전 근육주사와 마취주사 등 몇 차례 처치를 받은 기록만 있을 뿐 마취주사에 대한 기록이나 마취약 등은 기록돼 있지 않았습니다. 수술 전 발열과 코피가 난 사실은 차트에는 기록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수술 후 맥박, 호흡, 심박수 등이 정상이었던 것으로 표시돼 있는 등 조작이 의심되는 정황들도 발견됐습니다.
지유 부모는 너무 억울했습니다. 사랑하는 딸이 간단한 팔 골절 수술을 받다가 사망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보통 의료사고가 있을 경우 병원측은 절대 과실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이것은 ㅂ정형외과도 마찬가지였던 것입니다. 병원은 지금까지 드러난 것만으로도 의료사고가 분명한데 사과 한번 하지 않고, 의사들조차 만나주지 않았습니다. 병원 측은 그 어떤 과실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사과 한 번 없이 뻔뻔한 병원...억울한 부모들
지유 부모는 원통하고 또 원통합니다. 사랑하는 딸이 병원측의 과실로 허망하게 죽었는데, 버젓이 병원 문을 열고 영업을 했고, 유통기한이 지난 마취제를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습니다. 부모는 지유가 사망한 지 10일이 되는 5월29일부터 거리로 나섰습니다. 천안 고속터미널 앞에 나와 지유의 영정사진을 들었습니다. 그 옆에는 병원의 문제점을 적은 팻말을 세웠습니다. “제발 이 아이를 봐 주십시오”라고 호소했습니다.
그러면서 “너무 억울하고 분통하다”며 “아이의 억울한 사연을 널리 알려 다시는 이런 아픔을 겪는 부모와 가족이 없도록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것이 아이의 죽음에 대한 부모로서 해야 할 최소한의 도리라고 밝혔습니다. 지유의 부모는 ㅂ정형외과 원장 등을 ‘의료과실치사’로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이 사건은 천안 서북경찰서에서 수사 중에 있습니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6월10일에는 ㅂ정형외과의 마취담당 의사가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기로 한 날입니다. 그런데 돌연 마취의사 김 아무개씨(49)가 자살하고 말았습니다. 김씨는 이날 오전 7시 자신이 근무하는 ㅂ정형외과에 출근한 직후 직원과 동료에게 피로를 호소하며 링거주사를 맞았고, 한 시간 뒤인 8시쯤 의식을 잃은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김씨는 곧바로 인근 종합병원으로 옮겨졌으나 30여 분 만에 숨졌다고 합니다.
'돈' 보다 '생명'이 먼저다
경찰은 김씨 주변에서 그가 컴퓨터를 이용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유서 추정 문서를 확보했습니다. 여기에는 최근 의료사고와 관련한 심경이 담겨졌다고 전해졌으나 자세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김씨는 문서를 담은 봉투 겉면에 지유 사망사고 담당 경찰관과 자신의 부모 그리고 지유 부모를 각각 수취인으로 적어뒀다고 합니다.
여러 정황을 보면 마취담당 의사인 김씨는 경찰 출석을 앞두고 부담을 느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입니다. 자신의 과오로 인해 9살 초등학생이 억울하게 죽었는데, 김씨는 진실을 밝히지 않고 죽음으로 책임을 회피한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지유가 사망한 지 오늘(28일)로 39일째가 됩니다. 지유 부모에게는 하루하루가 지옥이었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딸을 허망하게 잃고 가슴을 찢는 고통 속에 사과 한마디 없는 병원을 상대로 분노를 곱씹어야 했습니다. 지유 부모는 의료사고가 아닌 '의료살인'이라며 병원 측의 진심어린 사과와 민형사상의 책임을 요구하고 있지만 병원은 꿈쩍도 안 하고 있습니다. 단순 골절수술을 받은 지유는 왜 숨을 거둔 것일까요? 아직도 병원은 그 이유를 말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지유의 죽음은 부모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닙니다. 지유의 억울한 죽음이 이대로 묻힌다면 제2, 제3의 지유가 나올 수 있습니다. 그게 내 가족이 될 수 있고, 또 내 이웃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합니다. ‘돈’보다 ‘생명’이 먼저입니다.
#ㅂ정형외과의 10대 문제점
1. 소아병원을 표방하면서 ‘소아용 진통제’를 구비하지 않았다.
2. 법정 간호사가 5명 이상이 돼야 하지만, 정식 간호사는 단 한명도 없었다.
3. 지유에게 마취약을 투여한 것은 의사나 간호사가 아니라 무자격자인 ‘간호조무사였다.
4. 지유에게 사용된 마취제는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이었다.
5. 수술 전 지유가 고열과 코피를 쏟는 등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 수술을 강행했다.
6. 수술 후 지유가 깨어나지 않자 부모는 대학병원으로 이송을 요구했으나 병원 측은 5시간 이상 방치했다. 살릴 수 있는 시간을 놓쳤다.
7. 지유에게 투여한 마취주사와 마취약 등은 기록돼 있지 않았다.
8. 수술 전 발열과 코피가 난 사실도 차트에 기록하지 않았다.
9. 수술 후 맥박, 호흡, 심박수 등이 정상으로 표시돼 있는 등 조작이 의심된다.
10. 지유 사망에 대한 의료 과실을 인정하지 않고, 지금까지 사과 한마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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